단풍 구경을 다녀온 주말 저녁에 샤워를 하다가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서 못 보던 검은 딱지를 발견하면 덜컥 겁이 납니다.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습니다.
쯔쯔가무시 예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털진드기 유충이 피부에 닿을 틈을 없애고 야외활동 뒤 열흘 동안 몸에 생긴 검은 딱지를 살피면 됩니다. 풀밭에서 쉬는 방법과 귀가 직후 행동만 바꿔도 위험은 꽤 줄어듭니다.
출발 전 옷차림과 기피제, 풀밭에서 조심할 점, 샤워하며 확인할 네 곳을 순서대로 짚습니다. 열이 날 때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말도 함께 적었습니다.
쯔쯔가무시증은 왜 10~11월에 몰릴까?
질병관리청이 지난 8월 발표한 통계를 보면 국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해마다 3천~6천 명 나옵니다. 이 가운데 약 80%가 10~11월 두 달에 몰립니다. 11월 한 달에만 절반 이상이 나옵니다.
단풍 산행과 가을 캠핑으로 풀숲에 드나드는 사람이 가장 많아지는 때와 겹칩니다. 균을 옮기는 것은 털진드기 유충인데 크기가 0.3㎜ 이하라 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물렸는지도 모르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가을 산행을 가는 분이라면 10~11월이 일 년 중 가장 조심할 시기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발 전 옷차림과 기피제는 어떻게 챙길까?
바짓단은 양말 속으로
밝은색 긴팔 상의와 긴바지를 입고 발목을 덮는 목 긴 양말을 신습니다. 바지 밑단은 양말 안으로 완전히 집어넣어 틈을 막습니다. 털진드기 유충이 다리 쪽에서 옷 속으로 기어 올라오기 때문에 하체 틈새만 막아도 상당 부분 걸러집니다.
반바지에 발목이 드러나는 신발 차림으로 풀숲에 들어가는 것은 피하세요. 날이 포근해도 가을 산행에서는 긴 옷이 낫습니다.
기피제는 몸이 아니라 신발과 바짓단에
기피제는 피부 전체에 바르기보다 신발과 양말 그리고 바지 밑단에 뿌립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기준으로 이카리딘 15% 제품은 효과가 4~5시간 갑니다. 20% 제품은 8시간가량 갑니다. 산행이 길어지면 중간에 한 번 더 뿌리면 됩니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성분 표시부터 확인하세요.
| 제품 | 알아둘 점 |
|---|---|
| 이카리딘 15% | 효과 4~5시간 |
| 이카리딘 20% | 효과 8시간가량 |
| DEET 10% 이하 | 생후 6개월 이상 사용 |
| DEET 10% 초과 | 12세 이상만 사용 |

풀밭에서 쉴 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정상 근처 바위나 낙엽 위는 전망이 좋아서 자꾸 눌러앉게 됩니다. 하지만 풀밭이든 바위든 낙엽이든 맨바닥에 그냥 앉지 말고 반드시 돗자리를 까세요.
의외로 자주 놓치는 습관이 있습니다. 더우니까 겉옷을 벗어 풀밭에 휙 놓아두는 일입니다. 옷감에 유충이 옮겨 붙으면 다시 입는 순간 피부에 닿습니다. 겉옷과 가방은 돗자리나 바위 위에 올려 두세요.
발목 높이를 넘는 풀숲에서 볼일을 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쯔쯔가무시증 가피는 사타구니처럼 습하고 가려진 부위에 잘 생깁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야외활동 뒤 가피가 확인되거나 발열·발진 같은 증상이 10일 이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습니다.
귀가 후 샤워하면서 어디를 확인해야 할까?
집 현관에 들어서기 전에 옷을 먼저 털어 주세요. 입었던 야외복은 다른 빨래와 섞지 않고 단독으로 세탁합니다. 옷에 붙어 있던 유충이 실내에서 물어 2차 감염이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쓴 돗자리도 한 번 씻어 햇볕에 완전히 말려 두세요.
샤워할 때는 물을 맞으면서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그리고 무릎 뒤 오금과 허리띠가 닿던 자리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찾는 대상은 직경 5~20㎜에 붉은 테두리를 두른 검은 딱지로 가피라고 부릅니다.
가피는 통증도 가려움도 없어서 손으로 훑어서는 알 수 없습니다. 눈으로 직접 봐야 찾을 수 있습니다. 머리카락 속이나 등은 혼자 보기 어려우니 가족에게 부탁하거나 거울을 쓰세요.
딱지가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가피는 환자의 80~90%에서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중 7~50%는 끝내 육안으로 찾지 못합니다. 보기 힘든 자리에 생기면 더 그렇습니다. 딱지가 안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쯔쯔가무시증이 아니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열이 나면 병원에서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잠복기는 1~3주이고 보통 열흘 안팎입니다. 물린 날이 아니라 열흘쯤 지나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그리고 두통과 발진으로 시작합니다. 감기와 헷갈리기 쉬운 증상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증상보다 먼저 산행이나 캠핑을 다녀왔다는 사실부터 말씀하세요. 야외활동 이력을 알아야 의료진이 쯔쯔가무시증을 염두에 두고 진료할 수 있습니다.
제때 알리면 치료는 빠릅니다. 전용 항생제인 독시사이클린을 쓰면 1~2일 안에 열이 내립니다. 국내 치명률은 0.1~0.3% 수준으로 낮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크게 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소개한 사례도 있습니다. 가을 산행 중 풀밭에 앉아 쉬었다가 8일 만에 고열이 났는데 감기약만 먹다 폐렴 합병증으로 입원한 경우입니다.
50대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에 가세요.
- 야외활동 뒤 몸에서 5~20㎜의 검은 딱지가 발견됐을 때
- 10일 안팎에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이 왔을 때
- 열과 함께 두통이나 발진이 생겼을 때
- 열이 사흘 이상 이어지는데 최근 풀숲에 다녀온 일이 있을 때
해열제나 감기약으로 버티는 것은 흔한 실수입니다. 야외활동 이력이 있다면 약을 더 먹기보다 의료기관을 찾는 쪽이 빠릅니다.

이번 주말부터 바로 따라 할 실천 목록
- 밝은색 긴팔과 긴바지를 입고 바짓단을 목 긴 양말 속에 넣습니다.
- 기피제는 신발과 양말 그리고 바지 밑단에 뿌리고 산행이 길면 중간에 한 번 더 뿌립니다.
- 쉴 때는 돗자리를 깔고 벗은 겉옷과 가방도 그 위에 올려 둡니다.
- 집에 들어서기 전에 옷을 털고 야외복은 단독으로 세탁합니다.
- 샤워하며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그리고 오금과 허리띠 자리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 다녀온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고 열흘 동안 열이 나는지 살핍니다.
가을 산행 전에 기억할 세 줄
- 환자의 약 80%가 10~11월에 나오니 이 시기 산행에는 긴 옷과 기피제를 챙기세요.
- 귀가 후에는 옷을 단독 세탁하고 샤워하며 네 곳에 검은 딱지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 열흘 안에 고열이 오면 야외활동 이력부터 알리세요. 딱지가 안 보여도 안심하면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진드기 기피제는 몸에 직접 뿌려도 되나요?
털진드기 유충은 다리 쪽에서 올라오기 때문에 신발과 양말 그리고 바지 밑단에 뿌리는 방법이 권장됩니다. 이카리딘 15% 제품은 4~5시간 20% 제품은 8시간가량 효과가 이어집니다. 산행이 길어지면 중간에 한 번 더 뿌려 주세요.
Q. 검은 딱지가 안 보이면 쯔쯔가무시증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피는 환자의 80~90%에서 나타나지만 이 중 7~50%는 육안으로 끝내 찾지 못합니다. 머리카락 속이나 등처럼 혼자 보기 힘든 자리에 생기면 놓치기 쉬우니 열이 나면 야외활동 이력을 알리고 진료받으세요.
Q. 쯔쯔가무시증은 물리고 며칠 뒤에 증상이 나타나나요?
잠복기는 1~3주이고 보통 열흘 안팎입니다. 물린 날이 아니라 열흘쯤 뒤에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그리고 두통과 발진으로 시작합니다. 야외활동 뒤 열흘 동안은 몸 상태를 유심히 살피세요.
Q. 아이와 함께 갈 때 기피제는 어떤 걸 써야 하나요?
성분 표시를 먼저 확인하세요. DEET 성분은 10% 이하 제품이 생후 6개월 이상부터 가능하고 10%를 넘는 제품은 12세 이상에만 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반바지와 발목이 드러나는 차림으로 풀숲에 들어가게 하지 마세요.
※ 이 글은 최근 보도된 건강 뉴스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치료 중이라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댓글은 닫혀 있지만, trackbacks 및 핑백은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