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의 소변 항목에 ‘잠혈 양성’이 몇 해째 찍혀 있는데 병원에서는 “일단 지켜보죠”라는 말만 들었다면 찜찜하셨을 겁니다. 게다가 친척 중에 콩팥이 안 좋거나 일찍부터 귀가 어두웠던 분이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알포트 증후군 증상은 눈에 띄지 않는 미세 혈뇨로 시작해 단백뇨와 콩팥 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난청이나 시력 이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유 없는 혈뇨나 단백뇨가 계속되고 가족 중에 콩팥병이나 난청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콩팥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장과 연구팀이 국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병이 생각보다 흔한 이유와 왜 진단이 늦어지는지, 어떤 경우에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를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알포트 증후군은 어떤 병일까?
알포트 증후군은 몸에서 4형 콜라겐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전성 콩팥질환입니다. 4형 콜라겐은 콩팥에서 혈액을 걸러내는 필터 구조를 받치는 재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재료에 문제가 생기면 필터가 서서히 망가지면서 소변으로 피와 단백질이 새어 나옵니다.
콩팥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점도 특징입니다. 같은 콜라겐이 귀와 눈에도 쓰이기 때문에 청력이 떨어지거나 시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말기신부전에 이를 위험이 크다는 점도 이 병을 따로 눈여겨봐야 하는 까닭입니다.
희귀질환이라던 말, 지금은 달라졌다
예전에는 인구 5만 명당 1명꼴로 생기는 희귀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전체 연구에서는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고위험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이 약 2500명당 1명꼴로 추정됩니다. 기존 수치보다 20배 이상 흔하다는 계산입니다.

알포트 증후군 증상, 어떻게 진행될까?
처음에는 소변 색이 달라지지 않아서 본인이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건강검진이나 학교 소변검사에서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미세 혈뇨가 발견되는 정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아프지도 않고 일상에 불편도 없어서 그냥 넘어가기 쉽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더해지고 콩팥 기능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여기에 청력 저하나 시력 이상이 겹치면 단순한 콩팥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의심할 단서가 됩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순서와 속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사람마다 차이가 큽니다.
| 진행 단계 | 나타날 수 있는 모습 |
|---|---|
| 초기 | 검진에서 발견되는 미세 혈뇨 |
| 중간 | 단백뇨 증가와 콩팥 기능 저하 |
| 동반 증상 | 난청 또는 시력 이상 |
| 진행 후 | 비교적 이른 나이의 말기신부전 위험 |

진단받은 사람이 왜 3%뿐일까?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희귀질환 산정특례에 등록된 국내 환자를 분석했습니다. 2023년 기준 실제 등록 환자는 약 800명이었습니다. 유전체 데이터로 추산한 국내 변이 보유자는 약 2만 6000명이고 이 가운데 중증 위험군은 약 8800명으로 추정됩니다.
| 구분 | 규모 |
|---|---|
| 예전에 알려진 빈도 | 5만 명당 1명 |
| 최근 연구의 고위험 변이 추정 | 약 2500명당 1명 |
| 국내 추정 변이 보유자 | 약 2만 6000명 |
| 2023년 산정특례 등록 | 약 800명 |
실제로 진단받아 등록된 환자는 추정 대상자의 32분의 1, 약 3% 수준이었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자신이 이 병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내고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변이가 있다고 모두 같은 속도로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알고 지내는 것과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차이가 큽니다.
다른 콩팥병으로 오인되는 일이 왜 많을까?
초기 증상이 흔한 다른 콩팥질환과 거의 같기 때문입니다. 혈뇨와 단백뇨는 여러 사구체 질환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소견이라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의료진도 먼저 더 흔한 병부터 의심하게 됩니다.
연구에서도 이런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진단을 받기 전 환자의 약 30%는 면역 매개성 사구체신염 등으로 잘못 분류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알포트 증후군에 맞는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병명이 달라지면 경과를 지켜보는 방법도 상담 내용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알포트 증후군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흔한 질환임에도 여전히 많은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있다.” 박평강 교수의 말입니다.
가족력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우리 집안엔 그런 병 없는데요”라는 말만으로 가능성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유전 방식이 여러 가지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가족 중 난청이나 콩팥병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꺼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경우라면 병원에 가세요
아래 상황에 해당하면 검진 결과를 들고 신장내과나 소아신장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 보세요.
- 원인을 모르는 혈뇨나 단백뇨가 여러 번의 검사에서 계속 나오는 경우
- 가족이나 친척 중 콩팥병으로 투석을 했거나 어릴 때부터 난청이 있던 분이 있는 경우
- 소변 이상과 함께 청력이 떨어지거나 시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
- 이미 사구체신염 같은 진단을 받았지만 치료 반응이 기대와 다르거나 가족 중에 비슷한 병력이 있는 경우
특히 자녀가 있는 분들은 아이의 소변검사 결과를 더 꼼꼼히 봐 주세요.
“학교 소변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소아·청소년 중 가족력이나 소변 이상 이력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소아신장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금화 교수의 당부입니다.
학교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나온 아이에게 가족력까지 있다면 지켜보자며 미루기보다 전문의 진료를 먼저 받는 쪽이 낫습니다. 병원에서는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바탕으로 필요하면 청력 검사나 안과 검사 그리고 유전자 검사 같은 추가 확인을 권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검사를 할지는 증상과 나이에 따라 의료진이 판단합니다.

진료 전에 집에서 챙겨둘 것들
진단이 늦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정보가 흩어져 있는 데 있습니다. 진료 전에 아래 내용만 정리해 가도 상담이 훨씬 구체적으로 진행됩니다.
- 최근 몇 년 치 건강검진이나 학교 소변검사 결과지를 한곳에 모아 두세요.
- 가족과 친척 중 콩팥병 투석 이력이나 난청 이력이 있는 분을 가계도처럼 적어 가세요.
- 본인이나 아이의 청력이 달라졌다고 느낀 시점을 메모해 두세요.
- 이전에 신장 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진단명과 치료 내용을 같이 가져가세요.
- 혈뇨나 단백뇨를 이유로 먹던 약이 있다면 이름을 그대로 정리해 가세요.
약은 스스로 정하거나 끊지 마시고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조절하셔야 합니다. 단백뇨를 줄이는 약제가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누구에게 어떤 약이 맞는지는 검사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핵심 3줄 요약
- 알포트 증후군은 4형 콜라겐 유전자 변이로 생기며 미세 혈뇨에서 시작해 단백뇨와 콩팥 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난청이나 시력 이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국내에서 실제 진단받은 환자는 추정 변이 보유자의 약 3%이고 진단 전 환자의 약 30%는 면역 매개성 사구체신염 등으로 잘못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 원인 모를 혈뇨나 단백뇨가 계속되고 가족 중 콩팥병이나 난청 환자가 있다면 결과지를 챙겨 전문의와 상담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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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알포트 증후군은 소변 색깔로 알 수 있나요?
초기에는 눈으로 보이는 변화가 없는 미세 혈뇨인 경우가 많아서 소변 색만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건강검진이나 학교 소변검사에서 잠혈이나 단백뇨가 반복해서 나오는지가 더 중요한 단서입니다.
Q. 가족력이 없으면 알포트 증후군이 아닌가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유전 방식이 여러 가지로 알려져 있어서 가족력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혈뇨나 단백뇨가 이유 없이 계속된다면 가족력과 별개로 전문의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알포트 증후군은 어느 진료과에서 보나요?
성인은 신장내과를 아이는 소아신장과를 찾으시면 됩니다. 진료 때 소변검사 결과지와 가족의 콩팥병이나 난청 이력을 함께 말씀하시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Q. 학교 소변검사에서 혈뇨가 나왔는데 바로 병원에 가야 하나요?
일시적인 원인으로 한 번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상이 반복되거나 가족 중에 콩팥병이나 난청 환자가 있다면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소아신장 전문의에게 결과지를 보여 주고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하세요.
※ 이 글은 최근 보도된 건강 뉴스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의학 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치료 중이라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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