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아침까지만 해도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는데… 갑자기 오른쪽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갑작스러운 응급 상황, 하지만 환자가 응급실 문턱을 넘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28년 전 설계된 낡은 환자 중증도 분류 기준 때문에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의학은 발전했지만, 법적 기준은 그대로 머물러 있어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낡은 KTAS, 골든타임을 앗아가다 ⏳
국내 응급실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법적 기준인 KTAS(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는 1998년 캐나다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이 기준이 최신 의학 발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뇌졸중의 경우, 발병 후 3시간이 지나면 응급 등급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현재 동맥 내 혈전제거술 등 발전된 치료법으로는 발병 후 24시간 이내까지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미 2021년에 24시간 기준으로 뇌졸중 환자의 2단계 상향을 제안했지만, 정부 고시 개정이 늦어져 현장에서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질환/증상 | KTAS 분류 (1998년 기준) | 최신 의학 발전 (24시간 이내 치료 가능) |
|---|---|---|
| 뇌졸중 | 3시간 초과 시 ‘응급’ 등급 하락 | 정맥혈전용해술, 동맥 내 혈전제거술 등 |
| 기타 응급 | (구체적 기준 상이) | (신속한 진단 및 치료 중요) |

이러한 엇박자 분류 때문에 구급대가 긴급 환자로 판단해 병원으로 이송해도, 응급실 내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실제 한 대학병원 조사에서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65%가 응급실에서 3단계로 분류되는 왜곡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는 지금도 1998년 기준으로 치료받고 있는 창피한 상황입니다.” – 고상배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
이러한 분류 왜곡은 병원들이 뇌졸중 환자 등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며, 결국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배후 진료과 전문의 공백, 또 다른 위협 🚨
설상가상으로, 응급실에서 왜곡된 분류를 바로잡고 최종 치료로 연결해야 할 배후 진료과 전문의의 공백 또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현행법상 응급실 전담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내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중증 응급질환을 감별할 수 있는 배후 진료과 전문의의 상주 의무 규정은 없습니다.

이로 인해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하더라도, 중증응급환자를 즉시 감별하고 최종 치료 단계로 연결할 전문과 판단이 지연되면서 골든타임이 다시 소실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응급실 환자의 질환이 신경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등 필수진료과에 집중돼 있고, 전문의 1인당 환자 수 부담도 큽니다. 이들 전문의가 응급실에 상주하지 않으니 판단이 지연되거나 환자를 받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부이사장
실제로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응급실 1차 진료 후 전문의 평가를 통해 약 52%의 환자에서 진단과 치료가 완전히 바뀌었고, 35.1%는 추가 처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배후 진료과 전문의의 신속한 판단이 환자의 예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개선을 위한 제언 💡
전문가들은 응급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언합니다.
- KTAS 분류 기준 개정: 뇌졸중 등 최신 의학 발전을 반영하여 24시간 이내 환자도 ‘긴급’ 또는 ‘응급’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법적 기준을 시급히 개정해야 합니다.
- 배후 진료과 전문의 상주 의무화: 권역·중증응급의료센터에 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계 등 ‘바이탈’ 진료과 전문의를 최소 1인 이상 상시 배치하여 트리아지(중증도 분류)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 광역응급의료상황실 기능 강화: 환자 이송 체계 혁신과 더불어, 병원 내 중증도 분류 및 진료 연계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체계는 단순한 인력 보강을 넘어, 중증응급환자의 감별진단, 신속한 치료 결정, 병원 간 전원 조율 등 응급의료 전 과정의 효율성을 높여 골든타임 확보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응급실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 팁 ✅
- 증상 발생 시 즉시 119 신고: 뇌졸중, 심근경색 등은 시간이 생명입니다. 증상 발생 시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의료진에게 증상을 정확히 설명해주세요.
- 병원 전 중증도 분류 정보 활용: 구급대원들이 사용하는 병원 전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에는 최신 기준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세요.
- 응급실 방문 시 준비물: 신분증, 보험증, 복용 중인 약물 목록 등을 미리 준비하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노력 동참: 경증 환자는 가까운 의원이나 병원을 이용하는 등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해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KTAS 기준이 왜 중요한가요?
KTAS는 응급실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분류하여,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입니다. 낡은 기준은 환자의 실제 상태와 다르게 분류되어 골든타임을 놓치게 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1998년에 만들어진 낡은 KTAS 분류 기준 때문입니다. 이 기준은 뇌졸중 치료 가능 시간을 발병 후 3시간 이내로 보고 있어, 시간이 지난 환자는 응급도가 낮게 분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신 의학으로는 24시간 이내에도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므로, 기준 개정이 시급합니다.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응급 상황 발생 시에는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경증 질환의 경우 응급실보다는 가까운 의원이나 병원을 이용하는 등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정보는 의학적 진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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